제8장


그리고 날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
“너, 정채은 데려가려는 거지? 우리가 바보인 줄 알아? 그녀 없으면 넌 절대 안 돌아올 거잖아!”

이 둘, 생각보다 머리는 잘 굴러가네.
쉽게 속이긴 힘들겠군.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다른 사람을 보내. 좀비의 시선을 끌어야 하니까. 음식은 바로 아래층이야. 생수, 빵, 치킨 다 가방 안에 있어.”

나는 말을 하며 한시란을 가리켰다.
“너 같이 가자.”

그녀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바로 뒤로 물러섰다.

다른 애들을 가리켜도, 다들 고개를 저으며 손을 내저었다.
나설 용기가 있는 애는 하나도 없었다.

“그럼 김은성, 너밖에 없겠네.”
나는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며 손짓했다.
“어서 와. 넌 나보다 더 착하잖아? 애들이 굶어 죽는 걸 그냥 보고만 있을 순 없겠지?”

그의 목젖이 움찔였다.
그리고는 결국 정채은의 팔을 놓았다.

정채은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갈게요. 박선영은 절 해치지 않을 거예요. 음식도 꼭 가져올게요.”

더 이상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믿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녀를 부축하며 밖으로 나왔다.
그녀의 다리는 이미 힘이 풀려 있었고, 혼자선 도저히 설 수 없었다.

“정채은, 꼭 돌아와. 안 그러면 너, 가만 안 둘 거야!”
한시란은 이를 갈며 말했다.

정채은은 떨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말없이 그녀의 손을 잡고,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다음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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