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장현나는, 전교생 앞에서 나를 조롱했다.
“이런 걸 왜 줘? 이게 무슨 시대인데. 사과 두 봉지가 더 낫겠다.”
나는 울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 얘기를 들은 할머니는 밤새도록 새로운 선물을 사러 나가셨고, 비 오는 길가에서 배수로에 빠져…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글도 잘 모르고, 평생 남 눈치 보며 살아온 할머니는, 선생에게 미움받으면 내가 괴롭힘당할까 봐,
기어이 다시 선물을 사러 나갔고… 목숨을 잃으셨다.
“박선영, 못 들었어? 얼른 오라고!”
장현나가 다시 소리쳤고, 곧 입을 틀어막았다. 좀비가 들을까 봐 겁이 난 것이다.
나는 아무 표정 없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내 손에 든 봉지를 보며 그녀와 주변 사람들이 눈을 빛냈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장현나가 달려들듯 손을 뻗었다.
“먹을 거지? 줘, 어서 줘!”
나는 몸을 틀어 피했다.
그녀는 순간 당황한 얼굴로 나를 노려보더니 소리쳤다.
“너 뭐 하는 거야? 내가 네 선생이야! 나 굶겨 죽일 셈이야?”
“네,” 나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더 놀란 표정으로 내뱉었다.
“미쳤구나, 진짜?”
그리고 그대로 손을 들어 나를 때렸다.
얼굴 한쪽이 얼얼하고, 머릿속이 울렸다.
예전, 교무실에서 수없이 들었던 모욕의 말들이 떠올랐다.
그녀가 다시 봉지를 뺏으려 허리를 숙이려 하자,
나는 반사적으로 손을 올려 뺨을 후려쳤다.
“꺼져, 이년아.”
나는 그녀보다 키도 작고, 말랐고, 예전 같았으면 상대도 안 됐을 거다.
하지만 지금 나는 달랐다. 온몸에 힘이 넘쳤다.
내 손바닥이 그녀의 얼굴을 강하게 내리쳤고, 그녀는 그대로 바닥에 나가떨어졌다.
입에서 피가 흘렀고, 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나를 올려다보았다.
주변에 있던 학생 몇 명은 겁에 질려 목을 움찔이며 서로 눈치를 볼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