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학교의 전력 시스템이 복구되었다.
이 시스템은 교내 독립 전력이었다.
학교 대문이 다시 닫히자 수많은 교사와 학생들이 뛰쳐나와 온갖 물건으로 출입구를 완전히 봉쇄했다.
용기 있는 이들은 자발적으로 팀을 꾸려 남은 좀비를 소탕하러 나섰고, 마침내 학교는 안전을 되찾았다.
나는 베란다에 앉아 아래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학생들을 내려다보았다.
그들은 새 삶을 얻은 듯, 기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정채은은 이미 깨어났고, 내 옆에 조심스레 서 있었다.
그녀는 작게 물었다.
“박선영, 우리 반 친구들… 전부 좀비한테 물려 죽은 거야?”
“내가 틀렸다고 생각해?”
나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황급히 손을 저었다.
“아니야… 그런 뜻은 아니고… 그냥, 만약 세상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서… 네가 한 일이 밝혀진다면… 내가 대신 죄를 뒤집어쓸게.”
그 말에 나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대신 죄를 뒤집어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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