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이 터졌다. 교실 안은 한순간에 혼란에 빠졌다.
그 누구도 방금 본 일을 믿을 수 없었다.
한시란은 눈을 크게 뜨고 얼어붙은 채 서 있었다. “문을… 발로 차서 부쉈다고…?”
김은성은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나를 가리켰다. “박선영, 너… 너…”
그 순간 정채은이 사진을 되찾아 들고 내 쪽으로 달려왔다.
그녀는 내 손을 꽉 붙잡고 흐느꼈다.
“미안해, 박선영… 나… 다시 오면 안 됐었어… 정말 미안해…”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뒤로 물렸다.
한시란은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
“박선영이 문을 부쉈어! 이제 우린 끝이야! 싸워야 해!”
“죽여! 저 쓰레기 같은 년!” 김은성이 소리쳤다.
학생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어느새 눈빛이 달라져 있었다.
배를 채우고 힘이 돌아온 데다, 수가 많으니 더는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나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며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너희에게 기회를 줬어. 내가 너무 자비로웠던 거야.”
“헛소리 하지 마! 이 저주받을 미친년아!” 한시란은 빗자루를 움켜쥐고 소리쳤다.
“얘들아! 박선영은 우릴 굶겨 죽이려 해! 우리가 먼저 죽이자! 이건 정당방위야!”
“맞아!”
김은성이 문을 가로막고, 몇몇 남학생들은 의자와 책상으로 출입구를 막았다.
나를 가두기 위한 작전이었다.
한시란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다가왔다.
“네가 우리를 못 살게 굴면, 우리도 널 그냥 두지 않을 거야.”
나는 그녀를 무표정하게 바라보다가, 비웃듯 가볍게 웃었다.
그런 인간들은 죽어서 지옥에 떨어져야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