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그러나 이상하게도, 놈들은 나를 보고도 달려들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온 좀비들은 내 앞에 멈춰 서서 냄새를 맡더니, 그냥 지나쳤다.

나는 온몸에 힘이 빠지듯 긴장이 풀렸고, 가슴 깊숙이 안도감이 밀려왔다.

나는… 물렸는데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몸이 더 좋아졌고, 이제 좀비들도 나를 물지 않는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교실로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이내 멈춰 섰다.
왜 돌아가야 하지?

한서란을 구하러?
김은성을 도우러?
그 무관심하고 잔인했던 애들을 위해?

정채은을 제외하면, 거기 있는 누구도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분노가 치밀었다.
그리고 계단 아래로 뛰어내려갔다.

내가 정말로 안 물리는지 더 확인해야 했다.

세 번을 더 시험했다.
결과는 같았다.
좀비 무리 한가운데를 지나가도, 놈들은 나를 쳐다볼 뿐 절대 물지 않았다.

거대한 캠퍼스는 죽음의 땅이 되어 있었다.
사방에 늘어진 시체 조각과 핏자국. 좀비들이 방황하며 피비린내를 풍기고 있었다.

그 한가운데, 나 혼자 살아 숨 쉬고 있었다.

끔찍한 이 말세 속, 핏빛 공기를 들이마시며
나는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다.

다음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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