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3장 — 6월 9일, 좀비 사태 셋째 날

좀비 사태가 벌어진 지 사흘째 되는 날이었다.

교실의 문과 창문은 책상과 의자로 단단히 막혀 있었다. 커튼은 빛 한 줄기 새지 않게 드리워져 있었고, 틈조차 보이지 않았다.

교실 안에는 41명의 학생들이 굶주림에 지쳐 있었다. 입술은 갈라지고 목은 바짝 말랐지만, 누구도 음식이나 물을 찾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커튼을 살짝 걷는 것조차 목숨을 건 일이었다.

밖은 여전히 지옥이었다. 매일 어딘가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다른 교실의 생존자가 잡힌 걸지도 몰랐다.

나는 교실 구석에 웅크려 있었고,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온몸은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다.

열이 났다.

어릴 적부터 몸이 약해 자주 아팠던 나는, 이번에도 공포에 질려 병이 나버렸다. 게다가 사흘간 아무것도 먹지 못한 탓에 체력은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았다. 평소에도 나를 약골이라고 놀리며 무시하던 애들이었다. 이 상황에서는 더더욱 관심을 주지 않았다.

“나 아직 물 조금 남았어. 진짜 못 버티겠는 사람, 마셔.”

조용히 물병을 든 건 정채은이었다. 섬세하고 나긋나긋한 성격의 아이. 한때 내 짝이었고, 모두에게 친절했다. 나에게도.

하지만 내가 반장한테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한 후로는 더 이상 가까이 다가오지 못했다. 그저 가끔 안타까운 눈길만 보냈을 뿐이다.

“줘. 내가 마셔야 해. 정신을 차려야 하잖아. 잊었어? 우리가 교실을 이렇게 막고 살아남게 한 게 누구 덕이었는지?”

길고 키가 큰 여학생이 일어나 말했다.

그녀는 바로 반장 한서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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